맞춤형 구독 화장품 톤28 : 문제는 피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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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구독 화장품 톤28 : 문제는 피부야

“신세경 너무 이쁘다. 문채원 너무 이쁘다!!”

“예쁘긴 한데 난 솔직히 다른 여자 연예인 예쁜 사람 훨씬 많은데,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는 모르겠다.”

친구가 반박했다. 오? 남자랑 여자랑 확실히 보는 눈이 다른가…? 외모는 뭐 이렇게 평가가 엇갈릴 수 있으나, 결코 엇갈리지 않는 게 하나 있다. ‘태양의 후예’를 보는 내가 송중기와 송혜교를 보며 “와 근데 저 둘은 UHD인데 모공이 하나도 없네.” 라는 말에는 아무도 반박하지 않는다. 그렇다. 피부 좋다는 말에는 대게 이견이 없다. 고로 김태희는 쌍꺼풀이 있어서 예쁘고, 박소담은 무쌍이어서 예쁘지만, 여드름이 많은 게 매력적일 수는 없다. 그렇기에 내 눈에 엠보싱 처리가 된 듯 뽀송뽀송한 송중기의 피부는 우리 엄마 눈에도 비옥하며, 우리 할머니 눈에도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피부다.

기왕이면 피부를 관리하는 걸로

그래서일까. 성형을 하지 않는다면 변하기 힘든 얼굴에 비해 노력 대비 효과가 좋은 피부, 엄밀히 따지면 얼굴 피부에 나는 많은 관심을 가졌다. 타고난 피부는 평범했다. 그다지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문제가 많은 피부도 아닌. 중고등학생 때는 그 또래 학생들이 그렇듯 트러블이 많았지만, 성인이 되면서 많이 사라지고 가끔씩 트러블이 올라오는 지성 피부 정도였다. 콤플렉스가 있다면 코와 그 주변부에 홍조가 있고, 모공이 넓고, 기름이 좀 많… 쓰다 보니 적진 않다.

위처럼 판단했기에 “기름 많은 게 문제야!” 라며 지성용, 오일프리 제품을 사용했고, 클렌징 폼은 다른 건 모르겠고 무조건 세정력이 좋은 걸로, 세안했을 때 뽀드득한 제품으로 사용하곤 했다. 당시에는 오일이라는 게 들어가면 이유불문 트러블메이커, 그냥 무조건 안 좋다고 느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볼과 입 근처는 허옇게 각질 같은 게 올라오고, 홍조는 더 심해지는 등 문제는 커져갔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에 좀처럼 해결되진 않았다.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나 남자다) 남자는 사실 본인 피부가 어떤지 대부분 잘 모른다.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고, 나처럼 있더라도 코에 기름이 많으니까 지성이려니 하는 게 대부분이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니 해결이 될 리 없다. 내 판단에 좋은 스킨, 로션, 크림 등을 사용하는 건 마치 내 눈에 이쁜 파란 모자와 노란 스웨터 그리고 빨간 바지를 입는 것만큼이나 균형을 망가뜨리는 행위였다.

당연히 노력 대비 효과가 피부에 드러나지 않았다. 관리를 해도 이 정도라는 게 좀 허탈하달까. 하지만 뭐 피부보다 입시나 취업 등 더 커다란 문제 앞에 피부 고민은 대학교 졸업을 할 무렵까지 고질적인 스트레스 정도에 그쳤다. 그러다가 스타트업이라는 것이 하도 들려오고 취업을 해야 하기에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오늘의 주인공을 알게 됐다.


너를 위한 화장품을 만들어줄게

개인 맞춤형(커스터마이징) 화장품이다. 무료 상담 신청을 하면 사람이 직접 온단다. 학교 근처 카페로 약속을 잡았고 컨설턴트? 분이 오셨다. 지금 피부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지, 피부 고민은 무엇인지 등 상담을 먼저 한다. 그리고 상당히 과학적으로 보이는, 손바닥만 한 기계로 피부를 부위별 4곳 정도 촬영을 하고 피부 상태를 말해줬다. 지금 좀 알아보니까 우리가 흔히 아는 브랜드들도 피부 체크를 해주는데, 이니스프리의 피부팩트체크? 이 기계랑 상당히 비슷하다.

수분, 미백, 주름? 등 한 5가지 기준으로 이마와 코는 수분이 취약하고, 입가는 미백에 집중을 해야 한다는 식이었다. 제품 이름이TOUN28 인데, 얼굴을 T존, O존, U존, N존으로 4분할 하고 28일마다 제품을 배송해준다(구독)는 의미다. 무료라고 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무료가 아니다. 커피값을 내주셨다.. 지금이야 좀 괜찮지만 대학생 때는 4,100원 하는 아메리카노가 부담이 꽤나 됐기에 기억에 남는다…(그렇다고 지금 돈이 많다는 건 아니다. 취준생이다.아..아아…아아아….악!)

사적인 공간에서 상담을 받는 게 아니라 주로 카페에서 상담이 진행되어 피부 측정을 할 때 옆 테이블의 여대생들이 수군거리는 것 같아 살짝 창피한 것도 있고(나 남자다), 나를 위한 비서가 있는 것 같아 재벌가 아들이 된냥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한 그 묘한 분위기에서 상담은 종료됐다.


비즈니스 괜찮네…?

이후 상담을 할 때 컨설턴트 분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했는데 실제로 상담을 받으면 구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일리가 있는 게, 어지간히 피부에 관심이 있지 않는 사람은 이런 회사가 있는지도 모를 거고, 상담은 더욱이나 신청하지 않을 것이다. 컨설턴트가 와서 몇백 배 확대된 내 피부를 보여주면서 “당신의 N존은 주름이 문제입니다!” 명확하게 짚어주면 이거 뿌리치기 쉽지 않다(물론 고객이 민망하지 않게 말해준다). 내가 이걸 처음 쓴 게 2년 반 전, 4,100원 아끼려던 대학생 시절인데도 일단 써보자는 생각으로 3개월로 구독을 했다는 건 놀라운 고객 유치다. 참고로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이다.


그래서 만족은 했는가?

뭐 다 필요 없고, 이게 그래서 효과가 있나. 만족도를 구독 내역으로 말하자면 3개월 → 6개월 → 6개월 → 1년 → 1년(구독 중)으로 꾸준히 갱신했다.

톤28 구독내역
구독내역

졸업을 앞둔 대학생 때나 지금이나 수익이 거의 0에 수렴하는데(취준생이다.아..아아…아아아….악!) 구독일 수가 지속적으로 늘게 된 이유는 한 숨 돌리고 밝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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